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비교 불가능한 테크닉과 마음을 사로잡는 예술성, 그리고 뛰어난 음악성과 연주의 진정성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보기 드문 자질을 갖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입니다. 그는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 및 지휘자들과 정기적으로 협연하며, 세계 최고의 리사이틀 홀과 페스티벌에서 독주자로 연주합니다.
1967년 그리스 아테네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5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십 대 시절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1985년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의 최연소 우승과 1988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및 나움부르크 콩쿠르 동시 석권은 그의 경이로운 재능을 세상에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또한 지휘자로서도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으며,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의 예술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소니 클래시컬 전속 아티스트로서 베토벤, 바흐, 브람스 등 주요 레퍼토리를 아우르는 다수의 명반을 남겼으며, 그래미상 후보, 그라모폰 상, 에코 클라식 상, 레오니 소닝 음악상 등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며 음악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1734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빌모트(Willemotte)'를 연주하며, 아테네에서 매년 마스터클래스를 열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초기 생애와 음악 교육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1967년 10월 30일, 그리스 아테네의 음악적 환경이 풍부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가정은 음악과 깊은 관련이 있었고, 이러한 환경은 그가 자연스럽게 음악의 길로 들어서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다섯 살짜리 아이가 바이올린을 처음 손에 쥐는 모습을 상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주 어린 나이인 5세에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카바코스는 일찍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악기를 배우는 것을 넘어, 그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음악적 여정의 시작이었던 것입니다.
이후 그는 아테네의 헬레닉 국립 음악원(Hellenic Conservatory)에 입학하여, 스텔리오스 카판타리스(Stelios Kafantaris)에게 바이올린을 사사했습니다. 카판타리스는 카바코스의 음악적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첫 번째 멘토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훌륭한 스승 아래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카바코스의 재능은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말해, 그는 탄탄한 기초 위에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쌓아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던 셈이지요. 그의 뛰어난 잠재력은 곧 그리스를 넘어 세계 무대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오나시스 재단(Onassis Foundation)은 그에게 장학금을 수여했습니다. 이 장학금 덕분에 카바코스는 미국으로 건너가 인디애나 대학교(Indiana University)에서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교육자인 요제프 긴골드(Josef Gingold)의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얻게 됩니다. 긴골드는 카바코스의 음악 인생에 있어 또 다른 중요한 멘토로서, 그의 예술적 시야를 넓히고 국제적인 연주가로서의 기량을 연마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시기는 카바코스가 그리스의 유망주에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는 긴골드 외에도 헝가리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실내악 전문가인 페렌츠 라도스(Ferenc Rados)를 중요한 멘토로 꼽으며, 그와는 현재까지도 음악적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카바코스의 초기 교육 과정은 훌륭한 스승들과의 만남, 그리고 재능을 뒷받침하는 체계적인 훈련으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가 훗날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강력한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공식적인 콘서트 데뷔는 1984년 아테네 페스티벌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때 그의 나이는 불과 17세였습니다. 이 데뷔 무대는 그가 앞으로 펼쳐나갈 화려한 연주 경력의 서막을 알리는 순간이었으며, 그리스 음악계에 새로운 별의 등장을 예고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세계 주요 콩쿠르 석권
카바코스의 이름이 국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주요 바이올린 콩쿠르에서의 연이은 성공 덕분이었습니다. 그의 콩쿠르 경력은 그야말로 화려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4년 아테네 페스티벌 데뷔 이듬해인 1985년, 그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권위 있는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의 나이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18세였습니다. 이 우승은 단순한 1위가 아니었습니다. 이는 젊은 그리스 바이올리니스트의 놀라운 재능과 잠재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결정적인 사건이었으며, 그의 국제적인 경력에 강력한 추진력을 더해주었습니다.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은 그에게 엄청난 명성을 안겨주었고, 유럽 전역에서 그의 이름이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성공 신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바로 다음 해인 1986년에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은메달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그의 뛰어난 실력을 입증했습니다. 비록 1위는 아니었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자들이 모이는 이 콩쿠르에서 메달을 획득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88년, 카바코스는 바이올린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위업을 달성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놀랍게도 그는 같은 해에 두 개의 최고 권위 콩쿠르에서 연달아 1위를 차지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웁니다. 먼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월터 W. 나움부르크 콩쿠르(Naumburg Competition)에서 우승했고, 같은 해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니콜로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Paganini Competition)에서도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때 그의 나이는 불과 21세였습니다.
아니, 21살에 시벨리우스, 파가니니, 나움부르크 콩쿠르를 다 우승했다고? 이게 말이 되냐? 정말 천재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 아니야?
맞습니다. 불과 21세의 나이에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 중 두 개(파가니니, 시벨리우스)를 포함하여 나움부르크 콩쿠르까지 석권한 것은 정말이지 경이로운 성과입니다. 이는 그의 압도적인 기량과 깊이 있는 음악성을 증명하는 확실한 증거였습니다. 이러한 연이은 성공은 그를 단순히 '촉망받는 유망주'의 수준을 넘어, 동시대 최고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콩쿠르 킬러'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 놀라운 콩쿠르 성적은 그의 전 세계적인 연주 활동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습니다.
다음은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의 주요 콩쿠르 수상 경력을 요약한 표입니다.
연도 | 콩쿠르 명칭 | 결과 |
---|---|---|
1985년 |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헬싱키) | 우승 |
1986년 |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 은메달 |
1988년 | 월터 W. 나움부르크 콩쿠르 (뉴욕) | 우승 |
1988년 | 니콜로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제노바) | 우승 |
세계 무대에서의 활약
주요 콩쿠르 석권 이후,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로 발돋움하며 왕성한 연주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북미, 유럽, 아시아를 아우르는 전 세계 주요 콘서트홀과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그의 명성을 더욱 높여갔습니다. 그의 연주는 비교할 수 없는 테크닉(matchless technique)과 청중을 사로잡는 예술성(captivating artistry), 그리고 뛰어난 음악성(superb musicianship)으로 요약될 수 있으며, 특히 연주의 진정성(integrity of his playing)은 많은 평론가와 청중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영국의 저명한 클래식 음악 잡지인 '더 스트라드(The Strad)'는 그를 가리켜 "바이올리니스트들의 바이올리니스트(The Violinists' Violinist)"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동료 연주자들 사이에서도 그의 연주가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인정받는지를 보여주는 극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1985년 헬싱키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 직후부터 그의 명성이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들과 꾸준히 협연하며 유럽 주요 콘서트홀 무대에 섰습니다. 또한 베르비에 페스티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루체른 페스티벌, 백야 축제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 페스티벌에도 단골로 초청받는 아티스트가 되었습니다. 특히 1991년에는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Osmo Vänskä)와 함께, 당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의 1903/04년 원전 버전을 시벨리우스 유족의 허가를 받아 세계 최초로 연주하고 녹음하는 역사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도 했습니다.
영국에서는 1992년 BBC 프롬스(BBC Proms)에서 스트라빈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며 데뷔한 이래, 수많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영국 청중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의 'UBS 사운드스케이프 LSO 아티스트 포트레이트'(2012/13 시즌) 및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주 음악가(Artist-in-Residence, 2012/13 시즌),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와 빈 무지크페라인의 상주 음악가(2017/18 시즌) 등으로 선정된 것은 유럽 음악계에서 그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북미 지역에서의 활동 역시 매우 활발합니다. 그의 미국 데뷔는 1986년에 이루어졌으며, 이듬해부터 미국 전역에서 리사이틀을 개최했습니다. 현재 그는 매년 북미 투어를 진행하며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댈러스 심포니, 휴스턴 심포니 등 북미 주요 오케스트라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정기적인 협연 파트너인 첼리스트 요요 마(Yo-Yo Ma), 피아니스트 엠마누엘 액스(Emanuel Ax)와 함께 브람스와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를 연주하며 북미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아시아에서의 인기도 상당합니다. 1988년 도쿄 카잘스 홀에서의 리사이틀을 통해 매우 성공적인 일본 데뷔를 치렀으며, 이후 잉글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일본 투어를 진행하고 도쿄 메트로폴리탄 교향악단, 신일본 필하모닉 등과 협연했습니다. 2014년에는 제42회 홍콩 예술제(Hong Kong Arts Festival)에 초청되어 공연했으며, 2016년에는 퍼시픽 뮤직 페스티벌 삿포로에도 참가했습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은 편입니다. 그는 2016년 TIMF 앙상블, 2018년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지휘 겸 협연), 2020년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 등 꾸준히 내한 공연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2022년 10월에는 아트센터 인천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리사이틀을 열어 한국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또한 2025년부터는 롯데콘서트홀의 클래식 페스티벌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을 맡는 등 한국과의 음악적 교류를 더욱 넓혀갈 예정입니다.

카바코스는 독주 활동 외에도 실내악 연주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매년 자신의 고향인 아테네에서 직접 기획하는 실내악 마스터클래스를 개최하여 전 세계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와 앙상블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수많은 국제 페스티벌에서 저명한 연주자들과 함께 실내악 무대를 꾸미고 있습니다. 그의 주요 실내악 파트너로는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Enrico Pace), 유자 왕(Yuja Wang), 엠마누엘 액스(Emanuel Ax), 첼리스트 요요 마(Yo-Yo Ma), 고티에 카퓌송(Gautier Capuçon),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Renaud Capuçon), 첼리스트 하인리히 쉬프(Heinrich Schiff), 나탈리아 구트만(Natalia Gutman) 등이 있습니다. 특히 엔리코 파체와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사이클을 여러 차례 연주하고 녹음했으며, 유자 왕과는 유럽 리사이틀 투어를 함께했습니다. 요요 마, 엠마누엘 액스와는 'Beethoven for Three'라는 이름으로 베토벤 교향곡을 트리오로 편곡하여 연주하고 녹음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이처럼 그는 솔리스트로서뿐만 아니라 탁월한 실내악 연주자로서도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며 음악 세계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주요 음반과 수상 경력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그의 탁월한 연주 실력만큼이나 인상적인 음반 경력을 자랑합니다. 그의 디스코그래피는 BIS, Delos, Finlandia, ECM, Decca 등 여러 레이블을 거쳐 현재는 소니 클래시컬(Sony Classical)에서 독점적으로 발매되고 있습니다. 그의 음반들은 평단의 높은 평가와 함께 다수의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며 그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그의 음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는 단연 1991년 BIS 레이블에서 발매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입니다. 이 음반은 시벨리우스 협주곡의 최종 버전과 함께, 당시 거의 연주되거나 녹음되지 않았던 1903/04년 원전 버전을 세계 최초로 수록하여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역사적인 녹음은 그 해 그라모폰(Gramophone) '올해의 협주곡(Concerto of the Year)'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는 콩쿠르 우승 이후 그의 국제적인 명성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젊은 거장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았습니다.
이후 그는 Delos와 Finlandia Records를 통해 드뷔시, 파가니니, 슈베르트, 차이콥스키, 비에니아프스키, 이자이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녹음했습니다. ECM 레이블에서는 피아니스트 페테르 나지(Peter Nagy)와 함께 에네스쿠와 라벨의 바이올린 소나타, 그리고 바흐와 스트라빈스키의 작품을 담은 음반을 발표하여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바흐/스트라빈스키 음반에 대해 그라모폰지는 "그의 연주가 전해주는 절묘한 부드러움은 언제나 변함없이 가슴에 사무치는 아름다움을 전해준다"고 극찬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그는 지휘자 겸 솔리스트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음반들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에는 카메라타 잘츠부르크(Camerata Salzburg)를 직접 지휘하며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개 전곡과 교향곡 1곡을 Sony/BMG에서 녹음했습니다. 이어서 같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Op. 64 음반은 2009년 독일의 권위 있는 음반상인 에코 클라식(ECHO Klassik)에서 '올해의 음반 - 협주곡 - 19세기 - 바이올린'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2013년부터는 Decca Classics 레이블과 주로 작업하며 여러 중요한 음반들을 발표했습니다.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Enrico Pace)와 함께 녹음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음반(2013년 1월 발매)은 발매와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으며, 이 음반으로 카바코스는 2013년 에코 클라식 '올해의 기악 연주자(Instrumentalist of the Year)' 상을 수상했습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리카르도 샤이(Riccardo Chailly)가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을 발표했고, 2014년 3월에는 피아니스트 유자 왕(Yuja Wang)과 함께 녹음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음반을, 2016년 4월에는 비르투오소 작품들을 모은 'Virtuoso' 앨범을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활발한 음반 활동과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아 그는 2014년 그라모폰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 6월, 카바코스는 소니 클래시컬(Sony Classical)과 전속 계약을 맺고 다시 한번 새로운 음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소니에서의 첫 솔로 프로젝트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을 직접 지휘하며 협연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이었습니다 (2019년 발매). 이후 그는 바이올린 독주 음악의 정수로 꼽히는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Bach: Sei Solo)을 녹음하여 2022년에 발매했는데, 이 음반은 그의 오랜 팬들이 기다려온 역작으로 평가받으며 "카바코스의 업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첼리스트 요요 마(Yo-Yo Ma),
피아니스트 엠마누엘 액스(Emanuel Ax)와 함께 'Beethoven for Three'라는 타이틀 아래 베토벤 교향곡을 피아노 삼중주로 편곡하여 녹음하는 시리즈를 진행 중이며, 이 시리즈는 2024년과 2025년 연속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실내악/소규모 앙상블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최근에는 자신이 이끄는 실내악 그룹 '아폴론 앙상블(ApollΩn Ensemble)'과 함께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녹음하여 발매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그는 2017년 덴마크 최고 영예의 음악상인 레오니 소닝 음악상(Léonie Sonning Music Prize)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합니다. 이 상은 레너드 번스타인, 벤자민 브리튼,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예후디 메뉴힌,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등 전설적인 음악가들이 수상했던 매우 권위 있는 상입니다.
다음은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의 주요 음반 및 수상 내역을 요약한 표입니다.
연도 | 음반 / 수상 내역 | 레이블 / 시상 기관 | 비고 |
---|---|---|---|
1991년 |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원전 버전 & 최종 버전) | BIS | 그라모폰 올해의 협주곡 상 수상 |
2009년 |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카메라타 잘츠부르크 지휘 및 협연) | Sony/BMG | 에코 클라식 올해의 음반 상 수상 |
2013년 |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with 엔리코 파체) | Decca | 에코 클라식 올해의 기악 연주자 상 수상 |
2014년 | 그라모폰 '올해의 아티스트' | Gramophone | - |
2017년 | 레오니 소닝 음악상 | Léonie Sonning Fonden | 덴마크 최고 음악상 |
2019년 |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지휘 및 협연) | Sony Classical | 소니 전속 후 첫 솔로 프로젝트 |
2022년 |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Sei Solo) | Sony Classical | |
2022년 | Beethoven for Three: Symphonies Nos. 2 and 5 (with 요요 마, 엠마누엘 액스) | Sony Classical | 2024 그래미 후보 |
2024년 | Beethoven for Three: Symphony No. 6 “Pastorale” and Op.1, No. 3 (with 요요 마, 엠마누엘 액스) | Sony Classical | 2024 그래미 후보 |
2025년 | Beethoven for Three: Symphony No. 4 and Op. 97, 'Archduke' (with 요요 마, 엠마누엘 액스) | Sony Classical | 2025 그래미 후보 |
2024년 |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with 아폴론 앙상블) | Sony Classical |
지휘자로서의 활동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명성뿐만 아니라, 뛰어난 지휘자로서도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을 넘어 오케스트라 전체를 이끌며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을 구현하는 데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그의 지휘 활동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점차 그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그의 지휘 경력에서 중요한 부분은 카메라타 잘츠부르크(Camerata Salzburg)와의 관계입니다. 그는 2001년 이 악단의 수석 객원 아티스트(Principal Guest Artist)로 임명되었고, 솔리스트와 지휘자 역할을 겸하며 악단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에는 저명한 지휘자 로저 노링턴 경(Sir Roger Norrington)의 뒤를 이어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의 예술 감독(Artistic Director)으로 지명되었습니다. 이는 그의 지휘자로서의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악단 경영진과의 계속되는 갈등과 불안정한 상황 등을 이유로 2009년 가을, 예술 감독직에서 사임했습니다. 당시 그는 악단 내부의 소통 부재와 경영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예술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비록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와의 관계는 아쉽게 마무리되었지만, 카바코스는 이후에도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을 객원 지휘하며 지휘자로서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그가 지휘봉을 잡았던 오케스트라들의 면면은 그야말로 화려합니다.
뉴욕 필하모닉,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휴스턴 심포니, 댈러스 심포니,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프랑스 방송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라 스칼라 필하모닉, 산타 체칠리아 국립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스라엘 필하모닉, 체코 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급 악단들이 그와 함께했습니다.
특히 그는 연주와 지휘를 동시에 수행하는 '플레이/컨덕트(Play/Conduct)' 방식의 공연을 자주 선보입니다. 모차르트나 멘델스존,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모습은 그의 다재다능함과 뛰어난 음악적 통솔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는 솔리스트와 지휘자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작품에 대한 통일되고 깊이 있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청중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실제로 그는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와 함께한 모차르트 및 멘델스존 협주곡 녹음,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과 함께한 베토벤 협주곡 녹음 등을 플레이/컨덕트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최근 시즌에도 그는 체코 필하모닉,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Deutsches Symphonie-Orchester Berlin), RAI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을 플레이/컨덕트 방식으로 이끌었으며,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프랑스 방송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로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꾸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바이올린 활뿐만 아니라 지휘봉을 통해서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넓고 깊게 펼쳐나가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다재다능한 음악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 악기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있어 어떤 악기를 사용하는가는 그의 연주 스타일과 소리 색깔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역시 그의 음악적 여정 동안 여러 명기들을 거쳐왔습니다. 그의 손을 거쳐 간 악기들은 각각 독특한 역사와 음색을 지니고 있으며, 그의 연주에 깊이를 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과거 카바코스는 1692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팰머스(Falmouth)'와 1782년 토리노에서 제작된 조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Giovanni Battista Guadagnini) 바이올린을 소유하고 연주했습니다. 이후 그는 1724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애버게이브니(Abergavenny)'를 2010년 2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악기들은 모두 바이올린 역사상 최고의 명기로 꼽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다니니의 작품들로, 카바코스의 섬세하고도 강렬한 연주를 뒷받침하는 훌륭한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악기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카바코스가 주로 연주하는 악기는 1734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빌모트(Willemotte)'입니다. 이 악기는 런던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악기 딜러이자 감정가인 플로리안 레온하르트(Florian Leonhard)를 통해 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빌모트'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풍부하고 깊은 음색, 그리고 뛰어난 반응성으로 유명하며, 카바코스의 다채로운 표현력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최근 음반들, 예를 들어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녹음 등에서 들을 수 있는 깊고 풍윤한 사운드는 바로 이 '빌모트'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카바코스가 역사적인 명기뿐만 아니라 현대 바이올린 제작가들의 악기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빌모트' 외에도 플로리안 레온하르트(F. Leonhard), 슈테판-페터 그라이너(S.P. Greiner), 에로 하티(E. Haahti), 다비드 바게(D. Bagué) 등 현대의 뛰어난 제작가들이 만든 바이올린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단순히 과거의 유산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악기 제작 기술의 발전에도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바이올린과 활 제작 기술 자체를 "위대한 미스터리이자 오늘날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비밀"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 분야에 대한 깊은 존경심과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과거의 명기인 스트라디바리우스 '빌모트'를 주력 악기로 사용하면서도, 현대 제작가들의 우수한 악기들 또한 소중히 여기며 자신의 음악적 표현을 위한 최적의 도구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연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손에서 탄생하는 경이로운 소리는 이러한 악기들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설적 거장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이자, 주목할 만한 지휘자로 평가받는 다재다능한 음악가입니다. 그의 연주는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테크닉, 깊이 있는 음악적 통찰력, 그리고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 있는 표현력으로 특징지어집니다. 5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하여 헬레닉 국립 음악원과 요제프 긴골드, 페렌츠 라도스와 같은 명망 높은 스승들 아래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으며,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 이미 시벨리우스, 파가니니, 나움부르크 등 세계 최고 권위의 콩쿠르들을 석권하며 그의 비범한 재능을 전 세계에 입증했습니다.
그는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런던 심포니 등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들과 꾸준히 협연하고, 잘츠부르크, 루체른, 베르비에 등 주요 국제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특히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원전 버전 세계 최초 녹음,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녹음, 그리고 요요 마, 엠마누엘 액스와 함께한 'Beethoven for Three' 시리즈 등 그의 음반들은 비평가들의 찬사와 함께 그라모폰 상, 에코 클라식 상, 그래미상 후보 등 다수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뿐만 아니라 지휘자로서도 그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의 예술 감독을 역임했으며, 뉴욕 필하모닉, 보스턴 심포니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을 지휘하며 그의 음악적 리더십을 입증했습니다. 1734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빌모트'를 비롯한 명기들을 통해 구현되는 그의 깊고 풍부한 음색은 그의 연주를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또한, 아테네에서의 연례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후학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실내악에 대한 깊은 애정 역시 그의 음악 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결론적으로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압도적인 기량과 깊이 있는 해석, 그리고 끊임없는 음악적 탐구를 통해 동시대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거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연주와 지휘, 그리고 교육 활동은 앞으로도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에게 깊은 영감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의 음악적 여정은 현재 진행형이며, 앞으로 그가 또 어떤 놀라운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일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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