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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

조슈아 벨(Joshua Bell)

by violins 2008.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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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처럼 뛰어난 기량을 가진 연주자가 그야말로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시기에 자신의 존재를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도 확실한 방법은 유명 콩쿨에 나가서 우승을 하는 것이다. 콩쿨에 나가기 전에는 그저 뛰어난 기량을 가진 연주자에 불과했다가,  콩쿨에서 우승을 하고 나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슈퍼스타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사실 콩쿨에서 우승하는 것이, 더군다나 그것이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콩쿨이라면,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더 심각한 문제가 하나 더 있는데, 이런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콩쿨조차도 한 두개가 아니고, 수백명의 콩쿨 우승자들이 매년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연주자가 콩쿨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입증하고 대중적으로도 뛰어난 연주자로 인정을 받았다면, 그 연주자의 실력은 확실히 입증된 셈이 된다.
 그런데, 이런 콩쿨을 전혀 통하지 않고도 뛰어난, 그것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주자로 활동을 한다면 이것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 그것은 정말로 뛰어난 연주자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콩쿨을 통한 검증조차 필요 없는 실력...조슈아 벨이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조슈아 벨은 사실 세계적인 연주자가 5-6 세 때부터 대략 20세까지 일반적으로 밟게되는 혹독한 스파르타식 트레이닝 과정을 밟지 않았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하긴 했지만, 그냥 취미로 하는 수준이었고, 오히려 테니스에 두각을 보여 주대표로 활약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조슈아 벨이 진정한 음악가의 길로 가게 한 계기는 한 음악 캠프에 참가한 것이라고 하는데, 우연히 참가한 음악 캠프에서 젊은 연주자들의 뛰어난 실력과 열정에 충격을 받고 그 때부터 혹독한 연습에 돌입하게 되고, 감추어져 있던 천재성은 이러한 노력에 의해 결실을 보게 된다.
 조슈아 벨의 연주의 특성은 한 마디로 '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연주자만의 고유한 개성이 인정되던 20세기 초와는 달리 오늘날의 바이올리니스트들은 웬만큼 완벽한 테크닉과 강렬한 소리로 무장을 하지 않고서는 이 험난한 음악계에서 사실상 살아남기 힘들다. 조슈아 벨의 연주는 언뜻 처음 들으면 너무나 가냘파 보인다. 이렇게 여린 소리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이유는 그의 음악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음악적'이라는 데에 있다. 화려한 기교만을 앞세워 귀를 현혹시키는 연주자가 난무하는 지금 그의 연주를 계속 접하다보면, '아름다운' 연주가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물론 그의 테크닉이 부족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는 최고의 테크니션임이 분명하지만 연주 속에서 결코 테크닉을 내세우지 않는다. 테크닉이 느껴지지 않는 연주자...이것이 바로 최고의 테크니션이 아닐까 한다.
 조슈아 벨의 이러한 음색과 음악은 스승 조셉 긴골드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조셉 긴골드는 테크닉 자체보다는 음악 자체를 중요시하였는데,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조셉 긴골드의 연주를 들어보면 조슈아 벨의 연주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점이다. 비브라토의 사용, 절제된 연주, 우아한 프레이징이 서로 너무 닮아 있다. 궁금하다면 찾아서 들어보시길...
 조슈아 벨은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 뿐만 아니라 컨트리 뮤직, 그리고 영화 음악, 크로스 오버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번스타인이나 거슈윈의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유명한 영화 '레드 바이올린'의 바이올린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다. 어느덧 40 줄에 접어든 이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의 앞날이 정말로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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